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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맛집, 카페/서울

홍어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홍어석사가 운영하는 홍어전문점 - 사당 "흑산도 홍어"

by 벨로스터JS 202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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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홍어 박사님이 직접 운영하며 홍어를 직접 삭히는 홍어 요리 전문점. 쫀득하게 찰진 단면과, 묵직하게 씹는 맛이 살아있는 알싸한 홍어회. 수입산 홍어는 가라!


저희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는 맛탐구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새로운 음식을 먹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요. 사람도 인생도 겪어봐야 아는 것처럼, 맛 또한... 다양하게 먹어보고 경험해보면 시야가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식당도 그런 의미에서 예전부터 꼭 방문해보고 싶었던 식당이었습니다.

바로 홍어로 석사학위를 따신 홍어 전문가께서 운영하신다는 홍어 요리 전문점인 "흑산도 홍어" 입니다.

위치 :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천로 40-2
운영시간 : 매일 15:00~23:00 (매주 일요일 휴무)

사당역 근처에 위치해서 접근성도 굉장히 좋은 흑산도 홍어에요. 홍어를 직접 삭히는 집이라고 간판에 적혀있네요.. 왠지 모를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블로그와 유튜브로 몇 번 찾아보고 너무 방문해보고 싶었던 곳이라, 가게 앞에 도착하자마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답니다ㅋㅋㅋ

홍어집이라고 해서 내부가 깔끔하지 않을 거란 편견은 버려야합니다!
마치 이자카야를 연상시키는 원목의 깔끔한 내부가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테이블 수는 많지 않지만, 굉장히 정돈이 잘 되어 있고 구조가 안정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식당 안쪽에서는 미리 예약을 하고 오신 손님분들께서 먼저 홍어를 코스요리로 즐기고 계셨고, 저희가 들어가고 나서 곧이어 차례차례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흑산도 홍어 메뉴판 (출처 : 네이버 판매자 등록 사진)

머릿속에 홍어 생각이 가득해서 메뉴판 찍는 것을 깜빡 해버렸지 뭐예요...
업체에 등록된 메뉴판이 있어 가져와봤습니다.. 보통은 홍어 삼합 또는 홍어 코스요리를 많이 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홍어 코스요리는 예약을 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고, 홍어 삼합은 가서 그냥 주문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아요.
저희는 첫 방문이니 만큼 홍어삼합으로 주문을 했습니다!

홍어에 막걸리가 빠지면 또 서운하지 않겠습니까....
소주와 잠시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홍어에는 막걸리지! 하고 장수막걸리로 데려왔습니다. 막걸리와 함께 먹을 안주인지, 밑반찬 중에 김치를 가장 먼저 내어주셨어요. 이전 글에서 아산 감꽃마을 순대국밥집의 김치를 극찬했었는데.... 그 집의 김치와 맞먹는 엄청난 김치 맛을 보여주더라고요... (이 집은 또 완전 묵은지라, 묵은지 중의 top tier라고 하겠습니다...)

배추와 양념장이 맛있는 건 당연하고, 발효를 잘 시킨 것인지 (김치 발효와 홍어발효의 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일까요...?🤔) 정말 너무 맛있더라고요. 오래 삭힌 것 같은 묵은지임에도 콤콤한 맛이나 향이 전혀 없고, 새콤하면서도 입에 촥촥 달라붙습니다... 김치만 있어도 막걸리 2병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치와 더불어 아삭한 콩나물 무침, 홍어를 찍어먹는 소금과 초장, 야채들이 나왔습니다. 찬을 하나씩 내어주시는데 식기나 담겨져 나온 모양새가 얼마나 정갈한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차림이었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별 것 아닌 것 같은 상차림새도 음식 맛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뒤이어서는 요 맛깔나 보이는 미나리무침이 나왔습니다. 미나리 향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양념이 세지 않고 고소해서 미나리향을 잘 살려주고 홍어랑 먹기에도 참 잘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가져다 주신 홍어탕입니다. 홍어의 뼈를 넣어서 끓인거라 발라먹을 살은 없지만, 삭힌 홍어의 그 맛이 탕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았어요. 걸쭉한 국물을 한입 먹으면, 코를 자극하는 알싸한 냄새가 풍겨져 나옵니다. 입과 코는 맵고, 몸은 따듯해지는 게 뭔가 보양식?을 먹은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만... 이 홍어탕을 맘 껏 즐길 레벨은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했답니다 ㅋㅋㅋ

밑반찬과 홍어탕을 맛보면서 막거리를 한잔 두 잔 마시고 있을 즈음, 드디어 홍어가 나왔습니다!!!

홍어의 때깔이 보이시나요....? 어찌나 찰진지.. 사진으로도 그 찰기가 보여서 다행입니다.. 뼈가 오독오독 씹히는 그 맛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알싸하지만 기분 나쁜 암모니아 냄새는 크게 나지 않더라고요. 국내산이라 선도 유지가 가능해서 그런지... 홍어의 나쁜 냄새는 잡고, 즐길 수 있는 정도의 향만 남아있는 듯이 느껴졌어요. 홍어만 먹어도 큰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물론 저는 아직 홍린이(홍어 어린이)이기 때문에 삼합으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긴 했지만요 ㅋㅋㅋ

홍어와 함께 나온 돼지수육은 고기를 삶은 후에 간장 양념에 한번 더 구우신 것 같았어요. 마치 바비큐처럼 겉면이 노릇노릇해서 보기도 좋고, 맛도 더 좋은 것 같더라고요.

홍어를 한상 가득 차려놓고, 밥도 한 공기 주문해서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습니다. 아 홍어회 색이 좀 붉다고 느껴지시지 않나요??? 저는 붉은빛을 띠는 홍어는 처음 봤는데, 실제로 숙성 방식이나 계절(온도) 등에 따라 색이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붉은빛이 나니 회 같기도 하고, 신선해 보여서 좋았습니다 ㅎㅎ

처음은 오리지널로 홍어+돼지고기+김치의 삼합으로 먹어봅니다. 돼지고기가 홍어 맛을 잘 잡아주고, 김치의 양념이 어우러져서 너무 맛있더라고요.... 홍어의 날개살 쪽은 특히나 더 찰지고, 씹는 맛이 좋았어요.

홍어삼합에 콩나물무침을 추가해서 아삭한 식감 하고 같이 즐겨도 보고... 홍어에 초장과 마늘, 고추만 올려서 담백한 맛만 즐겨도 봅니다. 밑반찬이 다양한데, 다 조합이 좋아서 여러 가지 느낌으로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오리지널인 홍어삼합이 가장 맛있었는데, 콩나물을 추가해서 아삭하게 먹는 느낌도 좋더라고요!

감탄을 하면서 먹고 있는데, 직원분께서 오시더니 철판에 홍어를 직화로 구워주시더라고요.... 눈앞에서 또 새로운 요리가 탄생하는 걸 보니,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어요. (아.. 이것도 마케팅인가! 만약 그렇다면 대성공입니다 🤣👍)

겉면은 바삭 익었고, 안쪽면은 그대로여서 히비끼처럼 즐길 수 있어요. 직원분께서 말씀해 주시기를 토치로 구워서 홍어의 향이 한층 높아졌을 거라고 하셨는데(홍어는 원래 열을 가하면 그 맛과 향이 더 크게 살아난다고 하네요), 제 코가 이상한 건지 홍어의 향이 진해졌다는 느낌은 크게 못 받았습니다. 오히려 불향이 가미돼서 뭔가 풍미가 더 살아나는 듯이 느껴졌어요.. 쯔란을 같이 곁들여 먹어서 더 그랬나? 싶기도 하네요.....

뒤이어서는 셰프님께서 오셔서, 안쪽 자리에서 코스요리를 드시던 손님분들께서 홍어애를 손님들과 함께 나눠먹고 싶다고 하셨다며... 홍어애를 서비스로 또 썰어주셨어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인지!!! 홍어삼합을 시켜서, 홍어 코스요리를 먹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 감사합니다!)

홍어애는 홍어 간이예요. 저는 먹어본 적이 없고, 유투버들이 먹는 장면을 본 적이 있기는 한데... 홍어 맛이 나지 않고 굉장히 크리미하고 버터 같다고 하더라고요. 셰프님께서 썰어주실 때도 마치 살짝 녹인 버터?를 써시는 듯한 느낌이 났어요. 사진에서도 느껴지시죠...? ㅋㅋㅋ 홍어애 맛이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날 궁금증을 풀었답니다.

접시 한쪽에 가지런히 놓아주신 홍어애... 가져다 주신 기름장에 콕 찍어 먹어보니, 와... 왜 버터라고 하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입에서 스믈스믈 사라지는 부드러운 질감에 입안 가득 버터향? 기름? 같은 것들이 쫙 퍼지는데 엄청나게 고소해요. 처음 먹고는 와...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왔답니다 ㅋㅋㅋ 그러나... 너무 고소하고 기름져서 많이 먹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고, 두세 점 정도가 딱 좋을 것 같았어요!

한점 두 점 홍어를 즐기다가, 역시 막걸리 한 병으로는 부족해! 하고 시켜버린 과천도가 경기백주 입니다.
경기백주는 물을 전혀 타지 않아서 쌀(누룩)의 풍미와 향이 그대로 진해지는 엄청난 응축된 풍미의 탁주예요. 오직 경기 햅쌀로만 빚었다고 하는데, 쌀 향과 맛이 정말 진하게 응축된 것처럼 느껴져서 굉장히 맛있었어요. 홍어와도 잘 어울리니 한번 드셔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그렇지만 진한만큼 많이 먹게 되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적당히 드시는 걸 추천드려요 (도수도 꽤 있는 편이라..)


사당에 위치한 홍어 전문점 "흑산도 홍어"는 인테리어, 맛, 구성, 서비스 뭐하나 빠지는 게 없는 곳이었어요. (홍어집에 외국인 스탭이 있는 게 신기하긴 한데, 외국인 직원분이 일하고 계세요! 엄청나게 한국말을 잘하시고, 엄청나게 친절하십니다.ㅋㅋㅋㅋㅋㅋ) 홍어삼합을 시켰는데도 홍어 코스요리처럼 홍어탕, 홍어 구이, 홍어 삼합을 다 즐길 수 있어요. 국산 홍어를 직접 삭히시는 것에 비해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고요. 무엇보다 홍어요리에 대한 열정과 진심이 음식뿐만 아니라 식당 곳곳에서 느껴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홍어를 도전해보고 싶으시거나, 좋아하신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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